[상당산성] 능선 따라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옛길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 ‘직지’는 청주의 자랑이다.
청주 흥덕사에서 찍어 낸 책으로 알려진 ‘직지’는 지금까지 세계 최초로 알려져 있던 독일 구텐베르크의 42행 성서보다 78년이나 앞선 것이다.
직지가 금속활자인쇄본으로 공인됨으로써 청주는 세계인쇄문화의 요람으로 떠올랐다.
직지 외에도 계절마다 색다른 풍경을 선사하는 청주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싱그러움과 청아함을 듬뿍 안겨준다.
‘청주의 젓줄’이라고 하는 무심천은 선사시대부터 삶의 터전이자 문화를 꽃피워 온 청주 역사문화의 뿌리이다.
물줄기를 따라 양 옆으로 남석교를 비롯해 용화사석불군, 정북토성 등 중요 유적들이 있으며 흥덕사에서 찍어낸 금속활자본 ‘직지’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청주 시가지 동쪽편에 위치한 우암산은 소가 누운 모습과 비슷하다 하여 와우산이라 불리는 청주의 진산이다.
우암산은 무심천과 함께 청주의 상징적 존재이다.
그리고 또 한 곳 상당산성 역시 청주에서 가볼 만한 곳 중의 하나다.
계곡마다 사찰을 품고 있어서 경주 남산처럼 불교유적의 보고로 불리는 상당산성은 동서의 능선에 옛 토성의 흔적이 뚜렷이 남아 있고, 조선시대 상당산 위를 두른 아름다운 석성이다.
능선에 토성의 흔적이 뚜렷이 남아 있는 상당산성은 사적 제212호로 지정되어 있다.
상당산성은 청주시 상당구 산성동에 구축된 조선시대 산성으로, 상당산성이 처음 축성된 것은 백제시대 때 토성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청주시 동북쪽과 청원군의 경계를 이루는 상당산 위를 두른 산성이다.
충북 일대에는 곳곳에 산성도 많은데, 그중에서도 상당산성은 보은의 삼년산성과 함께 충북의 대표적인 산성으로 꼽힌다.
상당산성은 오랜 역사만큼이나 수령이 제법 되는 나무들이 많다.
나무들이 많아 그 만큼 공기도 맑고 성벽을 따라 거닐기 좋게 숲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가볍게 산책을 즐기며 삶의 여유를 찾기 위해 이곳을 찾고 있다.
특히 울긋불긋 아름다운 단풍이 물드는 가을에는 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어 단풍 명소로도 유명하다.
본격적으로 상당산성을 가기 전, 남문 앞에 넓게 조성되어 있는 잔디밭 언덕을 만날 수 있다.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까지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넓은 잔디밭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휴식과 힐링을 제공해 발길을 멈추게 한다.
그 옛날 산성은 평지의 읍성이 위태롭게 되었을 때 산성으로 들어가 장기적인 항전을 벌인 최후의 보루였다.
상당산성은 남문(공남문), 서문(미호문), 동문(진동문) 세 개의 큰 문이 있다.
그중 남문은 상당산성의 정문격으로 남문 앞에 구룡사사적비가 자리하고 있다.
구룡사의 창건과 상당산성의 개축사실을 기록하고 있으며, 영조 40년 재거사가 비문을 짓고 글씨를 새겨 건립했다.
이 비문의 기록에 의하면 구룡사는 상당산성 서남인문 안쪽에 있던 사찰이였으나, 현재는 남아있는 건물이 없다.
이는 상당산성의 개축과 상당산성 내 사찰의 기록을 살필 수 있는 매우 귀중한 유물로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299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역사를 올바르게 알려주고 있다.
남문은 무사석으로 흥예문을 만들고 그 위에 목조 문루를 세웠다.
지금은 석축 부분만 남아 있다.
바깥쪽으로 옹성이나 적대 등 성문을 보호할 시설이 없는 대신 안쪽에 옹벽이 있어서 성문을 드나들 때 반드시 꺾여 드나들도록 해 놓았다.
상당산성이라는 이름은 백제의 상당현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고,
통일신라 때 행정구역인 서원소경이 청주에 설치되는데 이때 김유신의 셋째 아들인 김서현이 서원술성을 쌓았다는 기록이 전해지기도 한다.
이후 조선시대 선조 29년 임진왜란 당시 개축되었다가 숙종 때 석성으로 쌓았다.
산성의 면적은 12.6ha, 성 둘레 4,400미터이며 크기가 일정하지 않는 석재로 수직에 가까운 성벽을 구축하고 그 안쪽은 토사로 쌓아 올리는 내탁공법으로 축조하였다.
차곡차곡 쌓아 올린 성격 사이사이에는 오랜 세월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고, 성벽 사이에서 자라는 식물들이 또다른 풍경을 만들어낸다.
한발짝 한발짝 오래 역사를 음미하듯 산성을 걸어보는 것도 좋다.
산성에 올라 넓게 펼쳐진 잔디밭을 바라보고 있다 보면 탁 트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성벽으로 산책을 할 수 있는 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조용하게 산책하기 안성맞춤이다.
또한 청주시내와 가까이 자리하고 있어서 청주시민들의 쉼터 구실을 하고 있는 상당산성은 산성 남문 쪽에서 산성고개 위로 출렁다리가 조성되어 있어 것대산으로 오를 수 있다.
것대산은 상당산 위쪽에 있는 산으로 거질대산, 상령산이라고도 한다.
것대산에는 조선시대에 봉수가 있어 남쪽으로는 문의헌의 소이산, 북쪽으로 진천현의 소을산 봉수와 연계되었다.
봉수터는 동서로 긴 타원형으로 되어 있고, 둘레에는 방호벽을 둘렀던 흔적이 남아 있다.
조선지도에는 거질대령으로 수록되어 있고, 대동여지도에는 ‘거대산’으로 표기되어 있으며 이곳의 줄기가 서쪽의 상당산성으로 이어져 청주 읍치로 이어진다.
상당산성을 찾는다면 출렁다리와 더불어 것대산 봉수대도 함께 둘러보는 게 좋다.
상당산성 동문과 남문 부군에 1개소씩의 암문이 있고 동남방에 수구가 있었으나 지금은 여기에 저수지가 만들어져 있다.
성내에는 동장대와 서장대 터가 남아 있으며 현재 이 성내에는 50여 가구가 살고 있다.
성벽 위를 한 바퀴 돌다 보면 벽에 조그만 문이 뚫린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암문으로 적의 눈을 피해 몰래 사람이나 식량 등이 드나들도록 만들어놓은 숨은 문이다.
상당산성을 거치는 한남금북정맥은 해발 400~600미터의 산들로 연결되었으며 때론 100미터의 낮은 구릉으로 이어져 있다.
이 산줄기는 동쪽으로 괴산, 음성, 충주 등 중원의 남한강지역과 서쪽의 보은, 청주, 증평, 진천 등 금강 북부지역의 생활 문화권을 나누어 볼 수 있다.
남문 쪽에서 성벽으로 올라가 서문을 향해 가노라면 성 바깥쪽으로 청주시내와 무심천, 멀리 미호천과 증평평야까지 한눈에 내다볼 수 있다.
상당산성은 오목한 분지를 싸 안고 등성이를 둘러 쌓은 포곡식 산성으로 서쪽에서 다가오는 적을 대비한 성이었다.
자연과 어우러진 상당산성은 오랜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나무들과 풍성한 자연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도심 속에서 지친 현대인들에게 휴식과 힐링의 공간으로 사랑받는 산당산성은 산성과 더불어 것대산까지 트레킹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상당산성은 대중교통으로 버스 이용 시 청주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 있는 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50-1번 버스 탑승 후 청주체육관 정류장에서 다시 864번 버스로 환승해 산성입구 정류장에 하차하면 도보 12분 거리이다.
주차는 상당산성 남문에 있는 소형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