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생각

[모운동벽화마을] 해발 700미터 구름도 쉬어 가는 예쁜 동화마을 

영월에는 그림 같이 예쁜 몇 개의 벽화마을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볼 만한 곳이 영월군 김삿갓면 주문리에 재미난 이름의 뜻을 가진 ‘모운동벽화마을’이 있다. 

해발 1,000미터가 넘는 만경대산 산자락에 위치해 있어 비가 오고 나면 늘 안개와 구름이 많이 끼는 마을로 알려져 있어 ‘모운’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구름이 모이는 동네’라는 뜻을 지닌 ‘모운동’은 영월 지역의 대표적인 폐광촌으로 옥동광업소가 ‘검은 노다지’인 석탄을 생산하던 1980년대까지만 해도 

1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잘 나가던 마을이었으나, 1989년 옥동광업소가 문을 닫자 폐광촌으로 전략했다. 

모두가 떠난 폐광촌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 것은 마을 골목길에 형형색색의 벽화가 그려지면서 예쁜 동화마을로 변신하고 난 후 사람들의 발길이 조용히 이어지고 있다. 

모운동은 벽골 북쪽의 높은 분지로 망경대산 밑에 조용히 자리 잡고 있는 마을이다. 

비가 오고 난 후 늘 안개와 구름이 많이 끼는 마을이라 하여 ‘모운’이란 이름이 붙은 이 마을은 한때 옥동광업소와 모운초등학교가 있는 하늘 아래 가장 높은 광산마을이었다. 

그러나 폐광이 되고 난 후 아주 작은 고산지산골마을로 바뀌었다. 

과거 극장터였던 옥광회관 자리는 늪지대인 연못을 메운 곳으로 흐린 날이면 지금도 늘 구름에 싸여있다. 

북으로는 싸리재를 끼고 동으로는 벼름골이 자리 잡고 있는 모운동은 해발 700미터에 위치해 있어 자연과 호흡하는 살기 좋은 마을이다. 

과거 모운동마을은 탄광촌으로 번성할 당시 사람들이 북적이는 굉장히 큰 마을이었지만, 광업소가 폐광되고 난 후 30여 가구에 7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아담한 산골마을이 되었다. 

모두가 떠난 폐광촌을 다시 ‘사람들이 찾아오는 마을’로 만들기 위해 지역주민들이 생각해 낸 방법은 볼거리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지역주민들은 어둡고 삭막했던 골목에 계절 따라 형형색색의 꽃망울이 터지도록 꽃을 심어 가꾸고 집집마다 벽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벽화가 그려진 벽화마을로 변신하면서 마을 한쪽에는 양태수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 ‘양씨 판화 미술관’까지 개관했다. 

마을 골목길을 따라 백설공주, 인어공주, 개미와 베짱이 등 동화 속 주인공들을 벽화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이 그림들은 

마을 주민들이 참여하고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그려져 다른 지역의 벽화보다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지역주민들의 이 같은 노력은 회색의 폐광촌이었던 모운동마을을 알록달록한 그림과 함께 그림 같은 동화마을로 변화시켰다. 

모운동벽화마을은 작고 조용한 마을이지만, 골목골목 천천히 걸으며 그림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산골 소녀가 골프 여제로 등극하는 과정을 그린 tvN 드라마 <버디버디>도 이곳 모운동마을에서 촬영되었다. 

그리고 피아노 옆에 살며시 기댄 파란 바지 아저씨그림은 피아니스트 이루마로 이곳에서 공연한 모습을 기념해 벽화로 완성됐다. 

전체적으로 모운동벽화마을의 벽화들은 다양한 테마를 가지고 있어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펴며 감상하기 제격이다. 

벽화를 구경하며 마을을 어슬렁거리다 보면 마을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도 있고, 동발제작소가 자리했던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탄광촌 시절 갱도가 무너지지 않게 받치는 나무를 ‘동발’이라고 한다. 

광산사고 중 가장 빈번하고 위험했던 사고의 60% 이상이 바로 이 동발이 무너지는 것이었다고 한다. 

후에 나무 대신 콘크리트로 동발을 만들어 사용했는데,석탄을 채취하는 광산작업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동발제작소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다. 

모운동벽화마을의 또 하나의 볼거리는 바로 폭포이다. 

언뜻 보면 자연폭포처럼 보이지만 광산 입구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그대로 흘러 보내기 아까워 물줄기를 산 벼랑으로 파이프로 연결해 만든 인공폭포다. 

철광석이 함유되어 있어 붉은색의 물이 흐른다고 해서 ‘황금폭포’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광부의 길’ 입구에는 황금폭포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골목골목 그림을 감상하며 걷는 동안 산골마을의 따스한 온정이 느껴지는 모운동벽화마을은 그림 보는 재미에 푹 빠져 흐르는 시간조차 천천히 느껴질 만큼 마음이 평온해지는 곳이다. 

바쁘게 살아가는 도시인들이 아련한 향수를 찾아 동심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아름다운 동화 속 마을, 모운동벽화마을에서 잠시 유유자적 여유롭게 쉬어 가는 시간을 즐겨보아도 좋다. 

모운동벽화마을은 대중교통으로 버스 이용 시 영월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 있는 서부시장 정류장에서 농어촌 17번 버스 승차 후 주문리종점 정류장에 하차하면 도보 3분 거리이다. 

주차장은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마을 공터를 이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