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생각

[요당리성지] 순교의 땅에서 느끼는 순교자의 숨결 

천주교 수원교구 요당리성지에 복음이 언제 전파되었는지 정확하지 않다.

 다만 1801년 신유박해를 기점으로 서울과 충청도 등지의 신자들이 피난하면서 형성된 교우촌으로 추정되고 있다.

 교우촌은 양간공소라 불리며 갓등이, 은이공소와 연계되어 활발하게 그리스도의 말씀을 전파한 곳이다. 

이곳은 예로부터 바닷물이 유입되어 뱃길이 열리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충청도, 경기, 서울을 잇는 선교루트의 역할을 하였다. 

1839년 기해년, 1866년 병인년, 두 번의 박해로 수많은 신자들이 순교한 요당리성지는 하느님을 증거한 신앙의 요람지이다. 

천주교 수원교구 요당리성지는 남양성모성지에 비하면 다소 작은 편이지만, 일반 성지규모에 비하면 그렇게 작다고 할 수 없다. 

남양성모성지와 함께 천주교 공식 성지 순례 코스로 손꼽히고 있는 이곳은 특히 ‘십자가의 길’과 ‘묵주의 길’이 아주 예쁘다. 

나무 사이를 걸어가면서 다양한 묵주의 기도를 볼 수 있는데 그 모습에 마음에 숙연해진다. 

양쪽으로 길게 가로수길이 늘어서 있으며 십자가의 길 14처 기도와 묵주 기도를 위한 길이 있는데, 

다른 성지에 있는 조형물의 모습과 달리 상징적이고 자극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보통의 경우 예수가 십자가에 박힌 채 매달린 형상이 대부분이나 요당리성지는 손과 발에 대못이 박힌 부분만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푸른 잔디 한가운데 자애로운 모습의 성모상이 자리 잡고 있다. 

또 잔디 마당 한 켠에는 순교자들이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장주기(요셉)성인, 장(토마스)복자를 비롯하여 이곳 출신의 신앙선조들이 하느님을 증거하며 순교하였다. 

요당리성지는 총 3개의 대성당과 사제관동, 관리동 건물이 있다. 

이곳의 대표적인 순교자로는 장 토마스 복자가 있다. 

그는 평소 착한 사람이라 불리며 선량한 삶을 살았고 박해에도 흔들림 없는 신앙을 보였다. 

복자는 1815년 수원 느지지에서 태어났으며 느지지는 수많은 순교자들을 배출한 교우촌이다. 

요당리성지의 대표적인 순교자 토마스 복자는 병인박해가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 포졸들에게 체포되었다. 

진천관아로 압송되어 형벌을 받았고 천주교를 배반하지 않아 사형을 집행 받았다. 

요당리성지는 복자가 태어나고 신앙을 키운 터전이다. 

성전 입구에 있는 손 조각상이 시선을 사로 잡는 붉은 빛깔의 성당 본관 앞에 서면 순교자의 씨가 뿌려진 순교자의 땅에 들어온 엄숙함이 느껴진다. 

요당리성지는 한 천주교 여신도가 꿈에 예수가 나타나 ‘네가 모두 다 하거라’라는 말을 듣고 성지건립 헌금 수천만 원이 씨앗이 되어 그 헌금으로 본당을 지었고, 

그 신도를 기념하기 위해 성당 앞에는 그녀를 설명하는 조각상이 있다. 

요당리성지는 순교자의 땅에서 순교자의 숨결을 느끼며, 종교의 벽을 넘어 조용한 사색으로 생각을 정리하며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다. 

요당리성지는 대중교통으로 버스 이용 시 향남환승터미널 근처에 있는 화성소방서 버스 정류장에서 

마을버스 78번(화성소방 방향)번을 타고 요당성지 정류장에 하차하면 도보 4분 거리에 위치해있다. 

주차는 성당 입구 쪽에 마련되어 있는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