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생각

[도연서원] 고려의 충신과 조선의 학자를 한 곳에 모시다 

공룡발자국 화석이 선명하게 남아 있어 ‘천연 자연사박물관’이라고 불리는 고성은 선비의 고장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속싯개, 머릿개, 무덤개, 전승목, 허씨 고가 등 곳곳에 역사의 숨결이 깃든 마암면에는 고성군 문화재로 등록되어 남아 있는 5개의 서원 중

 3개의 서원인 수림서원, 도연서원, 위계서원이 위치해 있어 고성군 중에서도 선비의 고장임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도연서원은 고성의 유구한 역사 속에 고려의 충신과 학문을 익히고 후학을 양성했던 조선의 학자를 한 서원에 모신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고성군 마암면 도전리에 있는 도연서원은 장산숲에서 그리 멀지 않는 곳에 위치해 있다. 

마암면 치안센터 건너편에 도연서원으로 가는 표지석이 조성되어 있다. 

옥천로를 따라 마암초등학교에서 도전4길로 걸어가면 푸른 대숲을 지나 멀리서도 한눈에 보이는 도연서원을 만날 수 있다. 

조선시대 서원은 교육기관이었다.

 선비들은 서원에 모여 학문을 닦고, 사당에 배향된 선현들에게 제사를 올렸다. 

향교와 비슷한 역할을 했지만 향교는 국가가 세운 교육기관이고, 서원은 각 지방의 선비들이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세운 것이다. 

도연서원은 조선 후기 1687년 숙종 13년에 지방유림의 공의로 고려말의 충신 호은 허기와 천산재 허천수, 이견과 허재를 제향하기 위해 건립되었다. 

선현배향과 지방교육을 담당하여 오던 중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1868년 고종 5년에 훼철되었다가, 1920년 도내 유림에 의하여 복원되었다. 

경내의 건물로는 묘우, 강당, 우진각, 신문, 고사 등이 있다.

 입구에 이르면 도연서원의 독특한 외삼문이 자리하고 있다.

 정문은 정면 3칸의 솟을대문으로 양측 1칸씩 방을 두고, 가운데 1칸을 출입문으로 사용 하였으며, 그 상부에 계자난간이 설치되어 누대를 둔 독특한 구조이다. 

도연서원 강당은 원내의 여러 행사와 유림들이 모여 학문을 토론하던 장소로 사용된 곳이다. 

강당은 중앙의 마루와 양쪽 협실로 되어 있는데 정면 5칸, 측면 3칸 팔작지붕 목조와가이다. 

강당은 좌측면에 방 2칸, 대청 2칸, 방 1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청과 후면의 대청마루 후회칸 경계부분에 열개 삼분합문이 설치되어 있다. 

도연서원의 현판은 힘차고 자신감 넘치는 기세로 한껏 휘감아 나간 필체에서 당당함이 느껴진다. 

강당 뒤쪽 높은 곳에 있는 추원사는 앞면 3칸, 옆면 2칸 규모로 옆면에서 볼 때 사람 인자 모양인 맛배지붕이다. 

세월의 흐름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도연서원의 대청마루로 올라서면 삐그덕 거리는 소리가 정겹게 들린다. 

도연서원 마루는 선비들이 모여 학문을 토론하던 장소로 사용되었던 곳으로, 이곳에 앉아 있으면 자연의 정취를 느끼며 학문에 열중했을 옛 선조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강당 좌우에는 명성실과 돈화실이 있다. 명성실은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팔작지붕집으로 되어 있다. 

동쪽 방은 허관실, 서쪽 방은 재석실로 사용하고 있으며 우진각은 향사 때 제수를 장만하여 두는 곳으로 전사청으로도 사용하고 있다.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37호로 지정되어 있는 도연서원은 매년 3월과 9월 중정에 향사를 지내고 있다. 

오랜 역사 속에서도 옛 모습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것은 후손들의 정성 때문이다. 

도연서원 강당 뒤쪽에 추원사가 자리하고 있다.

 추원사로 가기 위해소서는 내삼문을 지나야 한다. 

빛 바랜 내삼문은 토담과 함께 오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추원사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2익공 맞배지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고성에 뿌리를 내이도 이곳에서 학문을 갈고 닦았던 호은 허기, 천산재 허천수, 이견와 허재 선생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다. 

도연서원을 나오면 아름다운 작은 저수지를 볼 수 있다. 

언제 누구에 의해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으나, 서원에서 학문을 하던 선비들이 책을 놓고 산책을 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학문을 중요시 여겼던 선비가 많은 고장 고성은 숲과 정자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그중 유독 모든 이들에게 사랑 받는 장산숲은 그 숲 안에 연못을 파고 그 안에 작은 섬을 배치한 경관이 아름다워 많은 여행객들의 발길을 사로 잡는다. 

산숲에서 멀지 않은 도연서원은 마을의 분위기에 걸 맞는 고즈넉한 정취와 서원의 모습이 한데 어우러져 휴식과 힐링의 시간을 갖기에 충분하다. 

도연서원은 대중교통으로 버스 이용 시 배둔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 위치한 배둔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농어촌 배둔-신리(마암.신리) 방면 버스 탑승 후 용전 정류장에 하차하면 도보 10분 거리이다. 

주차장은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마을 공터를 이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