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생각

[월봉서원] 전통 교육으로 이어지고 있는 옛 선비정신의 뿌리 

김해는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보석 같은 국내 여행지 중 한 곳이다. 

찬란한 금관가야의 역사를 품은 유적지는 물론, 쉴 만한 자연 생태공원과 문화시설이 생각보다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김해 여행에서 가볼 만한 곳 중의 한곳이 역사와 전통의 맥을 잇고 있는 학문의 요람 월봉서원이다.

 150년째 학맥을 이어온 영남지역 학문의 본거지인 월봉서원은 전통인문학, 생태인문학, 예악교실 등의 정규강좌와 

선비와 심리학 등의 특강을 개최해 옛 선비정신의 뿌리가 전통교육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해의 학문과 문화를 지키기 위해 세운 월봉서원은 지난 2009년 문화재자료 제464호로 지정되었다. 

일제의 서당 철폐 정책에도 한학교육을 이어올 만큼 전통서당 교육을 굳건히 계승해온 월봉서원은 

현재까지도 유학교육, 성독대회, 제향의식 등이 이루어지고 있어 기호학파의 정신적 중추 역할을 해오고 있다.

월봉서원은 1917년 간재 전우와 석농 오진영의 제자였던 월헌 이보림의 학문과 높은 덕을 기리기 위해 건립되었다.

 처음에 ‘일신재’라는 재실이었으나, 뒤에 월봉서당으로 바뀌었다가 월봉서원이 되었다. 

여기서 ‘일신재’는 월헌 이보림 선생의 생가이자 장서실로 ‘수학을 통하여 날마다 새로워지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월봉서원의 봉양재는 강학소 겸 기숙사에 해당한다. 

1998년에 이우섭 선생이 쓴 기문의 내용을 보면 선생의 서재 겸 강학 공간으로 쓰인 건물임을 짐작할 수 있다. 

반듯반듯해 보이는 구조와 따스한 햇살이 살포시 내려앉아 조용히 사색에 잠겨 시간을 보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월봉서원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월헌 이보림 선생은 일제강점기 단발령이 내렸을 때 이에 응하지 않았다.

 “부모님에게서 물려 받은 몸은 털 한오라기라도 훼손을 하면 안된다”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서당을 열어 학문을 가르치고 윤리를 바로 세우는 등 후학들을 양성하는데 온 힘을 쏟았다. 

‘월봉서원’ 편액을 쓴 화재 이우섭 선생은 월헌의 아들로 50여 가문의 문집의 발문과 

150여 편에 이르는 기문, 40여 편의 상량문, 400여 개가 넘는 묘갈 명문이 포함되어 있어 그 필력을 가히 짐작할 수 있다. 

또한 2005년 5월에는 성리학 관련 글과 한시, 금석문 등을 정리한 《화재문집》을 출간하는 등 40여 권의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

200여 명의 문하생을 배출한 영남의 거유인 화재 이우섭 선생은 노환으로 2007년 7월 20일 타계하였는데,

 보통 장사를 지낼 때 삼일장 또는 오일장을 치루는데 선생의 장례는 유월장으로 거행되었다.

 ‘유월장’이란 학문과 덕망이 높은 유학자가 타계했을 때 행해지는 것으로

 이우섭 선생은 율곡 이이, 우암 송시열, 간재 전우, 석농 오진영으로 이어진 전통 기호학맥의 후예로 유림계의 큰 스승으로 평가받은 인물이다. 

그래서 전국의 모든 유림이 뜻을 모아 유림장으로 유월장을 지내게 된 것이다.

월봉서원은 현재 이우섭 선생의 아들 이준규 교수가 6대째 전통을 이어서 매주 요일별 다양한 강좌(논어, 중용, 서예, 다도, 동양 고전과 서양 고전) 등을 마련해 전통 교육을 이어가고 있다. 

‘문화가 곧 힘’이라는 옛 선인의 말씀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월봉서원에서는 전통인문학부터 전통 서예와 

현대 서예인 캘리그라피, 그리고 민화, 다도, 해금, 조각보 등 다양한 예악교실 강좌를 들을 수 있다. 

월봉서원은 대중교통으로 버스 이용 시 김해여객터미널 근처에 있는 동아그린아파트 정류장에서 3-1번 버스 승차 후 모아미래도6단지 정류장에서 

다시 26번으로 환승해 덕정사거리 정류장에 하차하면 도보 4분 거리이다. 

주차는 월봉서원 입구에 마련된 전용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