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사] 가야국의 고찰이자, 영화 <달마야 놀자> 촬영지!
김해를 대표하는 은하사는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아늑한 느낌이 드는 곳이다.
저 멀리 산사에서 들려오는 목탁 소리가 형형색색으로 물들고 있는 가을산의 차가운 공기를 흔들면, 마음 속 번뇌가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만 같다.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산사의 고즈넉한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은하사는 가야 건국의 설화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가락국의 고찰로 알려져 있으며,
2011년 개봉해 인기를 끌었던 박신양, 정진영 주연의 영화 <달마야 놀자>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신어산 중턱에 위치한 은하사는 영화 <달마야 놀자> 촬영지로 유명해진 곳이기도 하다.
제작진이 무려 3개월간이나 전국 사찰을 돌아다닌 끝에 소박하고 기품 있는 사찰 은하사를 선택했다고 한다.
신어산 풍경만으로도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방문객들의 발길이 끓이지 않는 곳으로, 은하사 곳곳에는 가락불교의 흔적이 서려있어 수행자들과 불교도들의 성지로 손꼽히고 있다.
은하사의 옛 이름은 서림사로 가락국의 시조이 수로왕 때 장유화상이 창건한 사찰이다.
숲 속 산길을 따라 나무 그늘을 헤쳐 걸어가다 보면 사천왕문으로 향하는 계단이 나온다.
입구에서부터 위엄 있는 모습이 아주 매력적이다.
천왕문을 지나면, 큼지막한 누각 두 채가 눈 앞에 떡 하니 자리 잡고 있다.
오른쪽 건물은 보제루이고 왼쪽건물은 범종루이다.
은하사는 가야시대 지어진 사찰로 전해져 오고 있지만, 2000년 가까운 장구한 연륜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가야시대 떄 창건한 은하사는 임진왜란 떄 불타버렸고, 지금의 은하사는 조선 인조 때 중건한 조선 후기의 절로 수백 년의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은하사는 가을이면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신어산이 둘러싸고 있어 우뚝 솟은 봉우리들과 기암괴석들이 사찰과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한다.
범종루와 보제루 사이 돌계단을 오르면 사찰 한 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대웅전이 보인다.
신어산 자락이 병풍처럼 에워싼 아늑한 풍경이다.
특이한 점은 통상 사찰의 대웅전은 남향인데 반해 은하사의 대웅전은 서향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대웅전이 동남쪽이 아니라 서향을 향하고 있는 것은 은하사의 또 다른 이름인 서림사와 무관하지 않다.
정확한 고증 자료는 남아 있지 않지만,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로는 신어산 서쪽에 지은 절은 ‘서림사’라하고 동쪽에 지은 절은 ‘동림사’라 하였다고 한다.
가야의 번성을 기원하기 위해 지었다는 동림사는 현재 남아 있지 않다.
또한 대웅전이 서쪽을 바라보는 데는 서쪽이 인도를 바라보는 방향이기 때문이다.
즉 은하사가 가야국 허황후의 고향인 아유타국의 번성을 기원하는 절이었다는 걸 추정해 볼 수 있다.
현재 대웅전은 경남 유형문화재 제 238호 임진왜란 때 불이 타 소실되어 1692년, 1649년, 1801년에 보수되었다.
사찰 한 가운데 자리 잡은 대웅전은 보통 주불전의 경우 화려한 팔작지붕을 얹는데, 은하사 대웅전은 단층 맞배지붕의 다포계로 정면 3칸, 측면 3칸으로 이뤄진 게 특징이다.
범종루는 2층 구조에 거대한 범종과 목어를 태운 채 육중한 12개의 기둥이 떠받치고 있다.
특이한 것은 지탱하고 있는 건물 하부 기둥들은 가공되기 이전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호 차원으로 범종루에 오르지는 못하는데 사찰 마당을 지키고 있는 웅장한 모습에 시선을 뗄 수가 없다.
대웅전 아래 우측에는 명부전이 자리하고 있다.
명부전 맞은편에는 선정당이 있으며 대웅전 좌측 뒤편에는 응진전이 있다.
그리고 대웅전 좌측 옆으로는 정현당이라는 멋진 전각이 보인다.
정현당에 걸려있는 편액에는 서림사라고 적혀있는데, 서림사는 은하사의 옛 이름을 말한다.
대웅전 오른쪽 뒤로 살짝 물러 앉아 자리잡은 곳에 삼성각이 있다.
삼성각은 불교가 한국 사회에 토착화하면서 고유의 토속신앙을 불교가 받아들여 만들어진 전각으로, 각 신앙의 존상과 탱화를 모신 곳이다.
삼성을 따로 모실 경우 산신각, 독성각, 칠성각 등의 명칭을 붙인다.
삼성각 안에는 은하사의 창건설화와 관련된 장유화상의 진영이 봉안되어 있다.
은하사는 여느 고찰과 크게 다를 것 없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범상치 않은 설화를 품고 있는 곳이다.
임진왜란 때 불탄 후 조선 인조 때 중건하면서 대들보를 올리고 쓴 상량문에는 ‘수로왕 42년에 창건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창건 당시 이름은 금강사로 알려져 있는데, 신어산이 옛날에는 소금강산으로 불리웠고, 이에 따라 금강사로 칭했다가 서림사가 되었다고 한다.
또한 신어산을 은하산으로 부르기 때문에 은하사가 됐다는 설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공감가는 것은 은하수가 온 천지로 쏟아지는 듯해 은하사로 바꿔 불렀다는 이야기다.
또한 은하사에서는 대웅전 대들보에 그려져 있는 ‘신어’도 찾아 볼만하다.
머리는 용이고 몸통은 물고기인 신어는 가야의 표식인데, 이 ‘신어’가 은하산으로 불리던 산의 이름까지 ‘신어산’이라는 이름으로 바꾸게 했다는 설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이야기가 숨어 있는 은하사는 주변 산세도 아름다운데다
김해와 부산을 굽어볼 수 있는 멋진 풍경과 영화 <달마야 놀자> 주무대가 되었던 진입로의 소나무 숲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머물 수 있는 곳이다
은하사는 대중교통으로 버스 이용 시 김해터미널에서 100번 버스를 탄 후 동부스포츠센터 정류장에서 하차해 1.6km 산길을 걸어 올라가야 도착할 수 있다.
자차 이용 시 네비게이션에 ‘은하사’ 라고 검색하면 되고, 주차는 사찰 입구에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