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모살해변] 일몰이 아름다운 제주의 숨은 비경을 찾다
이국적인 풍경이 곳곳에 펼쳐져 있는 제주도는 남태평양 못지 않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바다 풍광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사계절 내내 찾는 사람이 많지만 특히 여름에는 더 많은 관광객들이 시원하게 펼쳐진 푸른 바다를 보기 위해 제주도를 찾는다.
그 중에서도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 일주도로를 지나가다 보면 보이는 잘 알려지지 않는 해모살해변은
거북이등대, 영등할망, 영등하르방, 영등대왕 등 바다 이외 또 다른 볼거리를 만날 수 있는 제주의 숨어 있는 비경 중 한 곳이다.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멋진 풍경을 발견하게 되면 마치 탐험가가 미지의 세계를 발견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된다.
해모살해변이 바로 그런 곳이다.
썰물 때가 되면 그 모습을 드러내는 해모살해변은 썰물이 빠지고 밀물이 들면 드넓은 해변은 잔잔한 호수가 된다.
잘 알려지지 않은 이름에 무심코 지나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곳은 잠시 차를 세우고 여유를 만끽해도 좋을 만큼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해모살해변에는 바람의 신으로 알려진 ‘영등할망’이 있어서 그런지 바람이 참 많이 부는 해변이다.
해변에 머물며 바람을 맞다 보면 제주도를 돌, 바람, 여자가 많다 하여 삼다도라 한 이유를 알 수 있다.
해모살해변은 제주도 특유의 검은 돌과 옥빛 바다 그리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산책하기에도 좋고, 탁 트인 바다 전경이 아름다워 사진 찍기에도 좋다.
아름답고 한적한 분위기의 해모살해변에는 귀덕리를 대표하고 있는 거북등대가 있다.
늘 자기 자리에 든든히 서있는 친구 같은 존재로 묵묵히 바다 곁을 지키고 있다.
성난 바다가 해안을 삼킬 듯 휘몰아쳐도,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의 짙은 안개를 덮고 침묵할 때도,
칠흑 같은 어둠과 손잡고 토라져 있을 때도 등대는 늘 같은 자리에 머물며 바다와 친구가 되어 주고 있다.
조용히 산책하기 좋은 해모살해변에는 바다 가장 가까이 착한 며느리상이 서있다.
영등할망의 며느리로 알려져 있는 이 여인은 착하고 부지런하고 어질고 반듯한 영등며느리다.
해초의 씨를 뿌려주는 해녀의 수호신으로 해모살해변의 신비한 풍경을 더해준다.
복덕개 포구에 들어서면 다양한 영등신과 관련된 조각들을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해모살해변에는 세 개의 커다란 석상이 눈에 띄는데, 영등하르방과 영등대왕 석상을 좌우로 두고 가운데에 영등할망상이 자리를 잡고 있다.
그 중에서도 영등할망은 제주도의 바람신, 일명 풍신이다.
음력 2월 1일 제주에 왔다가 영당바름을 뿌리고 15일에 제주를 떠나는 바람의 신으로 알려져 있으며,
겨울과 봄 사이에 제주에 불어오는 서북계절풍을 영등할망이 가져온 바람이라는 전설이 있다.
메마른 제주 땅에 들어와 땅에는 풍요와 오곡의 씨를 그리고 바다에는 어패류의 씨를 뿌려 놓음으로써 제주도민들에게 풍요를 가져다 주는 여신으로 알려져 있다.
바람이 많은 섬, 일년 사철 내내 바람 잘 날 없는 제주도에 바람의 여신인 영등할망은 변덕이 심한 신이기도 하지만,
고기잡이 어부나 해녀들에게 해상의 안전을 지켜주고 제주인들을 보호해 주는 수호신이다.
그래서 매년 음력 2월 초하루부터 15일까지 바다의 재앙을 막아준 영등의 은혜를 생각하며 영등굿이 행해지기도 한다.
해모살해변은 아이를 품듯 바다를 품에 안은 소박한 마을에 자리하고 있다.
거센 바다로부터 보호하듯 마을 안으로 깊숙이 들어온 귀덕포구는 오밀조밀한 느낌으로 여행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바다가 주는 안락한 느낌, 조용히 때를 기다리는 낚시꾼들의 숨죽인 호흡만이 파도 소리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풍경이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곳에서는 물이 부족했던 제주도에서 주요 식수원이자 빨래와 목욕 등 생활에 없어서는 안되었던 용천수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용천수란 빗물이 지하로 스며든 후에 대수층을 따라 흐르다 암석이나 지층의 틈새를 통해 지표로 솟아나는 물을 의미한다.
귀덕1리의 용천수는 ‘되물린다, 되찾는다, 되돌려 받는다.’라는 뜻으로 ‘되물’이라 불리었다고 한다.
제주도 여행 중 제주도의 민간신앙과 연계된 여행지를 방문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인지 해모살해변은 널리 알려진 장소는 아니지만 제주도 여행 시 포구에 조성된 조각들을 감상하며 제주의 신화를 떠올려 보기에 좋은 곳이다.
신화공원과 조화롭게 자리하고 있는 해모살해변은 많은 배들이 오고 가는 큰 포구가 아니라서 오히려 한적하고 여유로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또 영등신들의 다양한 조각을 볼 수 있어 제주도 여행 중 찾아 볼만한 장소임에 틀림없다.
해모살해변은 제주도에서 일몰풍경이 아름다운 곳 중 한 곳이다.
숨겨진 일몰명소라는 말처럼 저녁때가 되면 저마다 붉은 옷으로 갈아입고 아름다운 일몰풍경을 뽐낸다.
바다로 떨어지는 아름다운 일몰과 제주 바다를 지키는 거북등대 이 두 가지의 멋진 경관을 한번에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 있는 해변이다.
맑은 바다 전경을 편히 즐길 수 있는 정자와 벤치가 준비되어 있는 센스있는 해모살해변에는 유명한 카페도 자리하고 있다.
카페 콜라 라는 곳인데, 코카콜라 수집품을 전시하는 테마카페로 향기로운 커피와 함께 멋진 코카콜라 소품들을 구경할 수 있다.
카페 콜라는 바다를 풍경으로 음료와 피자를 먹고 2층 자그마한 전시장에서 전시물을 관람하기에 좋다.
머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해모살해변에서 조용히 산책하며 다양한 제주의 전설과 함께 바다를 바라보며 해모살해변에서 잠시 쉬어가도 좋다.
차를 이용해서 해모살해변을 찾을 경우 카페콜라 바로 뒤에 마련되어 있는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부담이 없다.
또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한림방면 좌석버스와 시외버스를 타고 구덕1리에서 내리면 바로 포구로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