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생각

[흥덕향교&흥성동헌] 정겨운 시골 마을에서 만난 조선시대 역사의 발자취 

전북 고창군 흥덕면에 가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시골 풍경을 감상하며 떠날 수 있는 역사여행지로 흥덕향교와 흥성동헌이 있다.

 조선시대 지방 교육기관이었던 향교와 관아 건물이었던 흥성동헌이 바로 그것이다. 

조선시대 역사를 되짚어 볼 수 있는 흥덕향교와 흥성동헌은 같은 장소에 있지 않지만, 두 개의 문화재가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고창에서 먼저 만나볼 문화재는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77호로 지정되어 있는 흥성동헌이다. 

흥덕객사에서 흥성동헌으로 명칭이 변경된 이곳은 조선시대 각 행정단위에 파견된 수령이 정무를 보던 청사이다. 

즉 쉽게 말해 지금의 공무원들이 사무를 보던 행정건물이라고 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곳 흥성동헌은 많은 사람들이 흥덕객사로 알고 있는데, 1983년 해체보수 작업 중 발견된 상량문에 흥성읍성에 있었던 건물인 동헌 건물을 

조선 순조 7년에 이곳으로 옮겨졌다는 내용이 발견되면서, 지금은 흥성동헌으로 부르게 되었다.

흥성동헌은 전체적으로 소박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정면 5칸, 측면 3칸 규모의 팔작지붕을 하고 있으며 건물 중앙에는 한옥 건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집 가운데 마루인 대청이 자리하고 있다. 

건물 정면을 바라봤을 때 중앙을 중심으로 두 개의 객실이 있는데, 객실은 외국에서 온 사신 또는 파견된 수령들이 머물렀던 숙소 역할을 했던 곳이다. 

다른 객사들과는 다른 단순한 형태의 구조와 수법으로 지어진 건물로 1983년 보수작업을 통해 원형으로 복원하기 전까지 흥성동헌은 흥덕보건소로 사용되기도 했다.

흥성동헌은 그리 큰 규모가 아니기 때문에 천천히 둘러보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동헌을 뒤로하고 그 다음 만나볼 문화재는 조선시대의 향교인 흥덕향교이다. 

태극무늬가 그려져 있는 향교 대문이 눈에 띄는 흥덕향교는 1621년 광해군 13년 때 창건되었으며, 

전형적인 전학후묘의 공간 배치로 앞쪽는 강항공간이 있고, 뒤쪽에는 제향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흥덕향교 역시나 공자를 비롯해 우리나라 여러 성현들의 위패를 모시고 있으며, 조선시대 지방민의 교육과 교화를 위해 지어진 곳이다.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나라에서 토지와 노비 그리고 책 등을 지원받아 교육이 이루어졌다.

 현재 교육의 역할과 기능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여러 성현들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학문을 닦고 연구하는 공간인 명륜당이 정면에 위치하고 있고, 명륜당을 중심으로 양쪽으로는 유생들이 거처하던 동재와 서적과 중요 서류들이 보관되어 있던 서재가 있다. 

단순히 과거 조선시대 학생들이 공부하던 곳이라고 생각하고 둘러봐도 되지만, 찬찬히 둘러보면 주변 자연 풍경과 조화를 이루고 있어 조용히 사색하며 머물기 제격이다. 

또 과거 유생들은 어떻게 공부했을까, 상상하며 명륜당 주변을 배회하다 보면 어디선가 유생들의 글 읽는 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다.

흥덕향교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곳은 바로 대성전이다. 계단을 따라 올라 내삼문을 들어서면 문묘공간인 대성전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대성전은 전라북도 문화재자료 제108호로 지정되어 있는데, 아래 건물들은 강학공간으로 교육기관의 역할을 했다면 

이곳 대성전은 제사공간으로 공자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여러 성현의 위패를 모시고 지금까지도 제사를 지내고 있다.

임진왜란 때 불타 소실된 흥덕향교는 1675년 숙종1년에 흥덕현 유림들의 숙원으로 다시 지어진 것으로 흥덕면을 대표하는 향교라고 할 수 있다. 

건물 하나하나 오래된 흔적들을 세세하게 살펴보고 관찰할 수 있으며, 

조용한 고창의 시골마을에 위치하고 있어 정겨운 농촌의 풍경과 더불어 조선시대 향교로 떠나는 재미난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 

흥덕향교와 흥성동헌 두 개의 건물 모두 조선시대 때 지어진 건축물로 각기 다른 역할을 했던 곳이지만, 

역사의 발자취와 함께 과거로 떠나는 타임슬립과 정겨운 시골마을의 정취까지 두루두루 만끽할 수 있다.

흥덕향교와 흥덕동헌은 따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인근 공터나 갓길 주차를 이용해야 한다. 

대중교통으로 흥덕향교를 가기 위해서는 고창공용버스터미널 근처에 있는 고창문화터미널 정류장에서 

농어촌 고창터미널-흥덕(덕정. 부안면)행 버스 탑승 후 충남 정류장에 하차하면 도보 15분 거리이다. 

흥성동헌은 충남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도보 6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