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풍석빙고] 얼음을 보관했던 선조들의 냉장고
석빙고는 과거 얼음을 저장하기 위해 땅을 직사각형으로 깊게 파고 벽면을 돌로 쌓아 올린 얼음창고를 말한다.
선조들은 해마다 추운 겨울이 되어 얼음이 얼면 얼음을 떠다가 석빙고에 저장한 후 무더운 여름에 사용했다.
옛날 냉장고 역할을 했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석빙고로는 보물 제66호로 지정되어 있는 경주 석빙고를 비롯해 보물 제305호로 지정되어 있는 안동 석빙고 등
지역 여러 군데 보물로 지정된 석빙고가 있는데, 대구 달성군 현풍면에도 보물 제673호로 지정되어 있는 현풍 석빙고를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이곳은 석빙고와 더불어 현풍 사직단, 현풍 원호루 또한 함께 만나볼 수 있어 대구 역사 여행에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석빙고는 지금으로 말하면 사계절 내내 시원함을 유지하는 냉장고라고 이해하면 쉽다.
단순히 석빙고라 하면 얼음을 보관하던 곳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석빙고 중에서도 얼음을 보관하는 곳
또는 특산물을 임금에게 진상하기 위해 생산물을 보관하는 기능 또한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현풍 석빙고는 조선시대 얼음창고로써 길이 11.5미터 높이 2.5미터 너비 4미터의 크기로 다른 지역에 비해 10여년 정도 앞서 만들어져 조선 후리 석빙고의 기준이 됐다.
남아있는 국내 석빙고 중에서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풍 석빙고는 좌우 측인 장축을 남과 북으로 되어 있는데 석빙고의 입구는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마치 석빙고를 모르고 본 사람들이라면 고분이라고 생각할 만큼 겉 모양은 둥근 모양에 적석과 점토로 둘러 쌓여 있다.
입구 쪽에는 바깥공기를 차단하기 위해 옹벽이 만들어져 있으며 내부는 무지개꼴인 홍예 구조(반원형의 꼴로 쌓은 구조)로 천장을 凹凸을 하고 있으며 두 개의 환풍구가 배치되어 있다.
홍예 구조는 특히 석빙고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쉽게 말해 무지개처럼 휘어진 모습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석빙고는 단순히 얼음을 보관하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냉장고가 없던 시절 자연의 원리를 이용해서 만든 선조들의 과학적인 지혜를 엿볼 수 있는 귀한 자료이다.
현풍 석빙고를 찾으면 단순히 석빙고만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선조들의 옛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장소들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석빙고를 구경한 후 탐방로를 따라 조금만 올라 가면 체육공원을 비롯해 사직단과 원호루가 반갑게 반겨준다.
현풍 사직단은 쉽게 말해 제사를 지내던 제단으로 조선시대 토신과 곡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장소이다.
사직단은 백성들이 편안하고 풍요롭게 살 수 있게 제사를 지내던 곳으로 매년 봄이 다가오는 음력 2월과 가을이 한창인 음력 8월경이 되면 사직제를 지냈으며
나라의 큰일 또는 가뭄이 일어나면 기우제를 지내는 등 농경사회였던 과거 선조들에게 사직단은 한 해 농사를 잘 짓는 의미에서도 중요한 장소였다는 걸 알 수 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지금은 지역별로 있던 사직단의 수가 많이 줄어들었다.
이곳 현풍 사직단 또한 원래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 자리 잡고 있다가 복원하는 과정에서 이곳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현풍 사직단에서 20여미터 정도 이동하다 보면 누각이 하나 있는데 그곳이 바로 원호루이다.
원호루에 쓰인 설명에 의하면 구한말이었던 조선 말기에서 대한제국까지의 시기인 1897년에 현풍 현령 홍필주가 정권을 잡고 있을 당시
인근의 현령들과 항유를 즐기고 정사를 논하며 풍류와 여흥을 즐기기 위해 지어진 것으로 설명되어 있다.
원호루에 오르면 주변 풍경을 감상하며 살랑살랑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근심 걱정 잠시 잊고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달성군 현풍면은 석빙고를 비롯해 사직단, 원호루 거기에 체육공원까지 두루두루 둘러볼 수 있어 부담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찾기 좋은 곳이다.
특히 졸졸졸 흐르는 현풍천을 앞에 두고 나지막한 야산에 체육공원이 자리하고 있어 운동을 즐긴 후 가벼운 걸음으로 산책을 즐기기 제격이다.
사부작사부작 호젓하게 자연을 만끽하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현풍면은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석빙고와 사직단, 원호루 등 문화유산을 살펴보고,
자연을 벗삼아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기 안성맞춤이다.
주변 풍경까지 아름다워 꽃피는 봄은 봄대로 단풍이 곱게 물든 가을은 가을대로 계절의 정취를 맘껏 즐길 수 있다.
현풍 석빙고는 현풍시외버스터미널 입구에서 걸어서도 찾아갈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현풍터미널앞 정류장에서 간선600번 버스를 타고 현풍할매곰탕건너 정류장에 하차하면 도보 7분 거리이다.
주차는 입구 쪽에 현풍 석빙고 전용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