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생각

경기도 양성면 덕봉리에 위치한 덕봉서원은 목조단층의 와가 건물로, 1695년(숙종 21)에 사림들에 의해 건립되었다. 

덕봉서원은 1689년(숙종 15) 인현왕후의 폐비를 반대하는 상소를 올려 의주로 유배 도중 죽은 오두인 선생이 1689년 복관되고, 

1694년 영의정에 오르면서 그의 충절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창건되었으며 조선 후기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 때도 살아남은 47개의 서원 중의 하나다.

아담한 산을 배경으로 삼아 고즈넉이 자리하고 있는 덕봉서원은 조선 후기 흥선대원군 집권 하에 “백성에게 해를 끼치는 자라면 공자가 다시 살아난다 해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강력하게 시행하였던 서원철폐령 때도 헐리지 않고 존속한 47개의 서원 중의 하나로 오늘날까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서원은 조선시대 향교와 더불어 지방에 있는 양대 교육기관이다. 

주세붕이 세운 백운동 서원을 시작으로 하는 서원 교육은 유교 진흥을 통한 인재 양성과 선현에 대한 제사를 주된 목적으로 세워졌다. 

그 목표에 맞게 서원의 구조도 크게 제사 공간과 학문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다. 

덕봉서원의 구조 역시 제사 공간인 사당과 학문 공간으로 학생들이 공부하는 강당인 정의당이 있고 학생들의 생활공간인 동재와 서재, 그 외 외삼문, 내삼문, 홍살문 등이 자리하고 있다.

덕봉서원은 남동향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경사진 대지의 아래쪽 터에는 강당인 정의당과 우생들이 머물던 동재와 서재가 있고 

위쪽 터에는 사당인 덕봉사우가 위치해 있는 전형적인 전학후묘를 갖추었다. 

사당과 강당은 부재의 사용으로 미루어 19세기 건물로 추정되며 동재와 서재는 1940년대에 훼손된 것을 새로 복원한 것이다.

정의당은 정면 5칸, 측면 2칸의 건물로 중앙에 3칸은 우물마루를 깐 대청이며, 양쪽으로는 협실 각1칸이 뒤쪽으로 자리하고 있다. 

동재와 서재는 각각 정면 3칸, 측면 1칸 반으로 두 칸은 온돌과 한 칸은 부엌으로 되어 있는 대칭 구조로 배치되어 있다. 

제향공간의 사우는 정면 3칸, 측면 1칸 반의 겹처마 맞배지붕 건물로 전면 중앙에는 숙종이 하사한 ‘덕봉사우’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사우 앞의 내삼문은 정면 세 칸, 측면 한 칸의 맞배지붕을 한 평삼문으로 조성되었다.

정의당은 원내의 여러 행사와 유림의 회합 장소로 쓰였고, 사당에는 오두인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다. 

조선시대 양성현에 있었던 유일한 서원으로 지금의 공립학교였던 양성향교와 함께 지금의 사립학교로써의 교육기관 역할을 했다. 

해방 후 1949년 양성공민학교 교실이 부족하자 덕봉서원 정의당을 교실로 개조하여 1963년에 인가된 양성중학교가 동항리로 이전하기 전까지 학생들을 가르쳤던 곳이기도 하다.

덕봉서원은 이렇듯 오늘날까지 옛 멋을 뽐내며 자리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옛 향교와 서원 자리에는 대개 학교와 관청이 들어서 전통적 교육기관의 역할은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원의 주된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충. 효. 예의 정신과 유교적인 관념, 교육의 본질은 우리의 내면 속에 여전히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