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생각

[함양향교] 선비의 고장 함양에서 옛 유생들의 숨결을 살피다 

선비의 고장으로 잘 알려져 있는 경남 함양군 함양읍 교산리에 있는 함양향교는 유생들의 교육과 성현들의 제례가 이루어졌던 곳이다. 

향교는 유교의 옛 성현을 받들면서, 지역 사회에서 인재를 양성하고 미풍양속을 장려할 목적으로 설립된 지방교육 기관으로 옛 선비들의 숨결을 느끼며 조용히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다.

함양향교는 1983년 경상남도 시도유형문화재 제225호로 지정되었다. 

언제 초창되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고려 후기 조승숙의 《명륜당기》에 따르면 1398년 태조7년 무렵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원래는 고려 때 경학을 공부하였던 소소당이었으나,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선조 36년(1603)에 다시 세운 이후 여러 차례의 중수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다.

함양향교 건물 앞으로는 신성한 영역임을 표시하는 홍살문이 솟아있고 하마비가 자리하고 있다. 

향교의 공간은 교육과 제례의 두 영역으로 나뉜다. 

전면에 출입문인 외삼문이 자리하고 있으며 강당인 명륜당과 사당인 대성전이 일렬로 배치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향교배치 형식인 전학후묘형 배치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함양향교 입구인 태극루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누각이지만, 기둥 사이가 넓어 실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크게 보인다. 

2층 누각인 태극루는 팔작지붕집로 현판은 1881년 고종 18년 무렵 당시 명필가인 박문회가 쓴 것이다. 

탁 트인 태극루 위에 올라 전망을 바라보면 이곳에서 공부하던 옛 선비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하다.

함양향교 경내에는 대성전, 명륜당, 전직사, 고직사, 동재, 서재 그리고 문루인 태극루 등 10동의 건물이 있다. 

태극루 양 옆으로는 유생들이 머물며 수학하는 공간으로 동재와 서재가 자리잡고 있는데 동재와 서재는 정면 3칸, 측면 1.5칸의 홑처마 맞배지붕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유생들이 공부했던 강학공간인 명륜당이다. 

유교의 교육 이념을 담은 명륜당은 정면 5칸, 측면 3칸의 건물로 전형적인 명륜당의 형태를 띠고 있다. 

명륜당 앞에 서면 어디선가 옛 선비들의 글 읽는 청아한 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다.

대성전으로 들어가는 내삼문이다. 계단을 오르고 문을 열면 제묘지역인 대성전이 자리잡고 있다. 

공자와 성현의 위패를 모셔놓고 제례를 지내는 공간인 대성전은 굵고 짧은 기둥을 설치하여 권위를 나타내고 있다. 

함양향교 대성전은 동서무가 온전한 형태로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사례에 속한다.

대성전 양 옆으로는 키가 큰 나무들이 심어져 있으며, 제묘를 지내기 위한 그릇들을 보관하는 제기고가 자리하고 있다.

 제기고는 제기와 관련된 물품과 서류들을 보관하는 장소이다.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보존이 잘 되어 있다. 

구석구석 어디를 살펴봐도 관리가 잘 되어 있어 향교에 머물며 공부하던 옛 선비들의 늠름한 모습을 금방이라도 만날 수 있을 것만 같다.

함양향교에서는 높은 태극루에 올라서 바람 한 줄기가 불어오면 절로 시 한 수를 읊조릴 수 있을 것만 같다. 

전체적으로 보존이 잘 되어 있는 함양향교는 규모가 남다를 뿐만 아니라 별채도 발달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향교로서의 기능이 매우 활발했음을 알 수 있다. 

예스러움이 그대로 남아 있는 돌담길을 따라 제법 운치 있는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함양향교는 대중교통으로 버스 이용 시 함양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농어촌 함양시외버스터미널-도마(인월.마천) 방향 버스를 타고 함양군보건소 정류장에 하차하면 도보 18분 거리이다. 

주차는 근처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