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서원] 두 임금을 모실 수 없었던 조선의 선비 이지활을 기리다
송호서원은 경상남도 함양군 병곡면 송평리에 있는 조선시대 서원이다.
1994년 7월 4일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209호로 지정되었으며,
1829년(순조 29) 경상도 유림들이 고은 이지활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아 1830년 서원을 창건하여 이지활의 위패를 모셨다.
이지활은 단종이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영월로 유배당하자 벼슬을 버리고 남은 여생을 산속에서 은거하다 세상을 떠났다.
그가 세상을 떠난 뒤 고종 28년(1891) 나라에서 이조판서의 벼슬을 내렸고, 순조 30년(1830)에 세운 이 서원은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고종 6년(1869)에 해체되었다가 다시 1947년에 복원되었다.
후일 세종대왕의 아들로 이곳 함양에서 생을 마감한 이어와 이지활의 손자인 송계 이지번을 추가로 모시게 되면서 현재 이곳에는 이지활, 이어, 이지번 3명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송호서원 입구 화단에 건립된 망월정 충절시는 고암 김성진 함양문화원장이 쓰고 성주이씨 송계문중이 건립한 것이다.
이 시를 지은 이지활은 자는 ‘망기’ 호는 ‘고은’이며 시호는 ‘문정’이다.
세종 16년(1434년)에 성주 장자촌에서 태어나 14세 때 사마시에 합격하여 운봉현감이 되었고 단종3년에 단종이 폐위되자 관직을 버리고 함양 백전에 옮겨 백화당을 짓고 기거했다.
임진왜란 때 왜적이 불을 질러 거창의 박유산으로 이사하여 망월정을 짓고 그곳에서 단종을 사모하는 지극한 마음을 담아 지은 시이다.
송호서원에서는 해마다 3월 중정과 9월 중정에 향사를 지내고 있다.
경앙사, 승사문, 집의재, 거경재, 서원, 정용문 등 총 6동의 목조와가로 구성되어 있고 건물 옆에 유허비가 서 있다.
서원 강당은 원내의 여러 행사와 유림의 회합, 학문 강론 장소로 사용된다.
대표적인 건물로 경앙사, 대문 격인 승사문, 서원이 있다.
경앙사에는 이지활, 이어, 이지번 세 명의 위패를 모시고 있고 강당인 서원은 학문을 교육하던 장소로 중앙에 마루를 두고 양쪽에는 온돌방을 배치하였다.
그 밖에도 제사준비와 제사도구를 보관하는 건물, 서원 관리인이 살고 있는 건물 등이 있으며, 현재는 교육 기능은 사라지고 해마다 봄과 가을에 제사를 지내고 있다.
차곡차곡 쌓인 돌담 너머로 보이는 송호서원은 고운 자태를 자랑하며 반듯하게 서 있는 기둥과 서원주변의 높이 자란 나무에서 세월의 흔적들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아담한 서원 마당을 천천히 걸으며 계절의 정취를 느껴보고, 그 옛날 올곧은 성품으로 꼿꼿하게 살았던 선비의 삶을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깨끗하게 조성되어 있는 송호서원은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아 조용하고 한적한 시간을 보내기에 아주 제격이다.
서원을 천천히 둘러보면서 단종과 세조 그리고 충절을 지킨 이지활이란 역사적 인물에 대해 생각해 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송호서원은
복잡한 일상을 잠시 벗어나 여유로운 사색의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다.
송호서원은 대중교통으로 버스 이용 시 서흥여객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농어촌 거창-대병(봉산) 행 버스를 타고 대병버스정류장에 하차하면 도보 2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주차장은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서원 근처 길가에 주차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