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흥지&애련정] 봄에는 벚꽃, 여름에는 연꽃, 가을에는 단풍에 물들다
이천둑방이라고도 하고, 안흥방죽이라고도 하는데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연못 조성형태인 방지, 즉 네모난 못의 형태를 하고 있다.
이천 시내로 접어들면 시내 한가운데 작은 호수와 함께 그 호수 한가운데 아름다운 정자 하나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이곳이 바로 안흥지와 애련정이다.
이천 9경 중 제 7경에 해당하는 안흥지와 애련정은 봄이면 벚꽃이 만발하고 여름에는 연꽃이 피어나며 가을이면 단풍이 곱게 물들어 사람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이천 터미널 근처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안흥지는 주변으로 산책로와 운동시설이 잘 마련되어 있어 운동을 하려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산책로로 유명한 곳이다.
봄에는 만개한 벚꽃을 보기 위해 많이 찾지만, 만추로 접어든 가을에는 산책을 즐기며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안흥지가 공식적으로 만들어진 건 세조 때로 그 이전에는 정자가 하나 있었고 그 앞에 습지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아마도 안흥지는 앞에 위치한 구만리라 불리는 들판에 물을 대주는 역할을 하는 자연 습지였을 가능성이 높다.
안흥지 앞의 허름한 정자를 세종 10년인 1428년 중건하고 나서,
세조 12년인 1456년 이천 부사로 부임한 이세보가 정자를 다시 제대로 세우며 정자 앞 습지를 깊이 파고 정리한 뒤 이곳에 연못을 만들었다.
안흥지를 끼고 호수 한 바퀴를 걷다 보면 시원스레 솟아 오르는 분수대와 마주할 수 있고, 물 아래로 비친 애련정과 나무의 모습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
안흥지와 함께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는 애련정은 1474년 당시 이천부사로 부임한 이세보가 세운 것으로,
조선의 임금들이 여주에 있는 영릉을 참배하러 오는 길에 이천 행궁에 들려 휴식을 취할 때 이곳 안흥지의 애련정에 들려 연꽃을 보았다고 전해진다.
애련정에서 바라보는 연꽃 핀 안흥지가 너무도 아름다워 당시 영의정이었던 신숙주는 염계주돈이의 시 ‘애련설’에서 이름을 따다 ‘애련정’이라고 이름 지었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애련정은 당시 위치에 지어져 있지 않았다.
구한말 고종황제가 일본에 의해 강제 퇴위를 당한 뒤 정미의병 당시 이천에 주둔하던 일본군이 의병을 진압한다는 명목하에 당시 애련정을 불태워버렸기 때문이다.
이후 안흥지만 혼자 쓸쓸히 남겨져 있었는데 1998년 안흥지 한가운데 인공섬을 조성한 뒤 느티나무를 심고 그 위에 애련정을 다시 세우게 되었다.
조선시대 애련정의 모습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유서 깊은 안흥지와 애련정은 지금도 이천 시민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공원이다.
서거정과 월산대군이 애련정을 소재로 한 시를 모아 ‘애련정 시비’를 세우고 조선시대 목민관들의 선정비를 호숫가에 모아 놓았다.
특히 복원된 애련정 옆에는 버드나무를 심어 정자의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호수 양쪽으로 커다란 버드나무가 서 있고, 푸른 호숫물에 비친 버드나무와 정자의 모습은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이다.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 충분히 힐링이 되는 안흥지는 사계절의 변화를 느끼기에도 너무나 좋다.
봄이면 주변에 만개하는 벚꽃을 볼 수 있고 가을이면 울긋불긋 물들어 가는 단풍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소문나 있어
계절이 주는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기 위해 애련정과 안흥지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안흥지 주변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발길을 멈추게 하는 시를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애련정 정자 안에는 성종의 형 월산대군이 쓴 시와 서거정, 김진상, 조위, 강경서 등 당대의 문장가들의 시가 걸려 있다.
도심 한 가운데서 조선 문장가들이 남긴 시의 쓴 흔적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으로 충분하다.
안흥지와 애련정은 도심 안에서 잠시 여유로운 힐링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곳으로 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나무 곳곳에 귀여운 새집들이 놓여 있어 구경하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어 낭만 가득한 안흥지는 산책하기 좋은 곳으로 혼자만의 사색을 즐기고 싶거나 혹은 누군가와 편하게 대화를 나누며 걷기 좋은 곳으로
따뜻한 봄이 되면 팝콘송이 같은 연분홍 벚꽃을 볼 수 있고, 여름이면 은은한 연꽃 향기에 취할 수 있으며 가을이면 알록달록 곱게 물든 단풍에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안흥지는 대중교통으로 버스 이용 시 이천종합터미널 근처에 있는 이천종합터미널 정류장(32-098)에서 8번 버스 승차 후 안흥유원지 정류장에 하차하면 도보3분 거리이다.
주차는 안흥지 근처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