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복사] 사찰 구석구석 따뜻함이 묻어나는 붓다의 자비
김제에는 유명한 사찰 두 곳이 있다. 미륵신앙의 성지로 알려진 금산사와 흥복사이다.
김제시 흥사동에 위치한 흥복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 본사인 금산사의 말사이다.
백제 의자왕 10년이었던 650년에 고구려의 승려 보덕이 창건한 사찰로 알려진 흥복사의 창건 당시 이름은 승가사였다.
보덕은 고구려 사람으로 이곳저곳 떠돌며 강설하다가 이곳에 극락전을 짓고 삼존불을 모셨다.
창건 후부터 임진왜란까지의 연혁은 전하지 않으며 1597년 정유재란 때 불에 타 완전히 없어진 것을 1625년에 흥복거사가 중창하면서 흥복사라 불리게 되었다.
큰 길을 따라 돌감길을 지나면 중간쯤 흥복사 정문에 해당하는 사천왕문이 보인다.
사천왕문 양쪽에는 다른 사찰들과 마찬가지로 사천왕상이 흥복사를 지키고 있다.
정면 3칸의 주심포 형식의 맞배지붕인 사천왕문에는 사대천왕이 서 있는데,
다른 사찰과 비교해 보면 조금 작은 모습이어서 무서운 이미지의 사대천왕이 왠지 귀엽게 느껴지는 묘한 기분이 든다.
흥복사의 건물로는 본전인 대웅전과 미륵전, 관음전, 삼성각, 정혜원, 사천왕문 등이 있는데 관음전을 제외하고는 모두 1976년 이후에 새로 지어진 것들이다.
대웅전에는 삼존불과 함께 후불탱화, 팔상도가 함께 모셔져 있으며 내부에 <제흥복사>등 시문 3매와 <관음전중창시주>등 현판 3매가 걸려 있다.
그리 크지 않은 대웅전의 아담한 분위기가 사찰의 풍경과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 흥복사 대웅전에는 나무로 만든 삼존불좌상이 전북유형문화재 제181호로 지정되어 있다.
가운데 높이 1.1미터의 석가모니불이 있고 왼쪽에는 높이 0.96미터의 아미타불, 오른쪽에는 높이 0.96미터의 약사불이 모셔져 있다.
최근 다시 금칠을 할 때 석가모니불상에서 1676년에 만들어졌다는 글이 발견되어 조선 후기 불상으로 연대를 추정하는데 기준이 되고 있는 중요한 작품이기도 하다.
청정도량의 맑고 깨끗한 기운을 느낄 수 있는 흥복사의 관음전에는 진묵조사가 모셨다는 관세음보살상과 후불탱화가 있다.
극락전에 걸려 있던 현판은 원래 조선 후기 명필로 알려진 창암 이상민이 쓴 것이라고 하나 지금은 대구에 있는 어느 사찰로 옮겨져 있다고 한다.
현존하는 당우 중 극락전과 정혜원은 1920년대에 건립된 건물로 숙종 2년인 1675년에 만들어진 목조삼존불좌상(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181호)이 모셔져 있다.
또 절 마당 한 켠에는 수령 600년가량의 신단수와 설천이라는 우물이 있는데, 신단수는 둘레가 네 아름이 넘으며 설천은 항상 수량이 일정하고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여 과거 김제에 부임하는 수령들이 마실 물을 이곳에서 길어갔다고 한다.
여름이면 아름다운 배롱나무가 붉은 꽃을 피우고, 가을이면 예쁜 단풍이 곱게 물드는 흥복사는 절마당을 천천히 걸으며 사색에 잠기기 아주 좋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먼 곳을 바라보고 있는 석조미륵상이 있는데 얼굴과 몸의 균형이 잘 맞지 않은 재미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또한 아이처럼 해맑은 미소를 하고 있는 천진동자불은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왠지 마음이 편안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바쁜 일상 속 지친 마음에 위안을 주는 것만 같다.
새들도 조용히 스님들의 수도에 동참하는 듯 한적하고 조용한 분위기의 흥복사는 넓은 경내에 시원스럽게 배치된 전각과
그 내부에 모셔진 불보상살과 불화 등이 서로 잘 어우러져 있어 특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앞쪽에 자연스럽게 조성해 놓은 연꽃밭조차 넓고 시원해 사찰의 규모와 원력이 느껴진다.
반복되는 일상 속 지친 마음에 따뜻한 위로가 필요하다면 흥복사에 들러 잠시 시간을 보내 보아도 좋다.
흥복사는 대중교통으로 버스 이용 시 김제역 호남선(고석철도)에서 도보 2분 거리에 있는 김제역1승강장 정류장에서
24-1번(김제여고.사자탑) 버스 승차 후 흥복사 정류장에 하차하면 도보 2분 거리이다.
주차는 흥복사 입구에 마련된 전용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