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사] 조선 건국을 꿈꾼 태조 이성계의 숨결
전북 진안에는 북한 개마고원과 쌍벽을 이루는 진안고원이 있다.
진안고원은 중생대 쥐라기의 대보조산운동과 백악기 말의 단층운동에 의하여 소백산맥과 노령산맥이 생성된 후,
두 산맥 사이의 지역이 융기하면서 형성된 것으로 고원 곳곳이 하천의 침식을 받아 무주, 진안, 장수 등 많은 산간 침식분지가 생겨났다.
그리고 진안하면 제일 먼저 마이산을 빼놓을 수 없다.
두 봉우리가 우뚝 서 있는 마이산은 신라시대부터 나라에서 제향을 올렸던 명산이었으며, 백두대간 호남정맥과 금남정맥으로 이어진다.
마이산이 품고 있는 은수사는 고려의 장수였던 태조 이성계가 새로운 왕조의 꿈을 키우며 기도를 드렸던 사찰로 알려져 있다.
산세가 아름다운 마이산 안뜰에 자리잡은 사찰이 바로 은수사다.
은수사는 한국불교태고종 소속의 사찰로 조선 초기에는 ‘상원사’라 하였는데, 숙종 무렵 상원사는 없어지고 사지만 남아 있었다.
그 뒤 누군가 암자를 지어 ‘정명암’이라고 했는데, 누가 언제 창건하였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사찰과 관련되어 전해지는 이야기는 대부분 태조 이성계에 관한 것이다.
은수사라는 사찰명은 고려의 장수였던 이성계가 이곳에서 물을 마시고 ‘물이 은과 같이 맑고 깨끗하다’고 하여 유래된 이름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이곳에서 조선 건국의 꿈을 꾸며 기도를 드렸다고 한다.
은수사를 가기 전 마이산의 명물로 알려진 마이산탑사를 볼 수 있다.
마이산탑사는 수박크기의 돌덩이에서부터 엄지손가락만한 작은 돌멩이에 이르기까지 돌에 돌을 포개 얹어 크고 작은 돌탑80여 개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마이산탑사에서 오른쪽 계단을 오르면 은수사 가는 길이 나온다.
가파른 등산로를 300미터 오르다 보면 은수사 입구를 만날 수 있는데, 경내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대적광전을 만나게 된다.
법당 안에는 진리를 추구하는 비로자나불이 모셔져 있다.
마이산의 커다란 바위를 등지고 있는 작고 올망졸망한 은수사는 원래 불당 겸 요사채로 쓰인 건물과 그 위 산신도각이 있었을 뿐이었으나,
점차 극락전, 태극전, 대적광전, 무량광전 등의 전각을 건립하여 가람의 모습을 갖추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주고 있다.
또한 은수사 내에는 국내 최대 크기였던 법고가 소장되어 있는데, 이곳에서 누구든 마음속으로 간절한 소망을 빌고 3번 북을 칠 수 있다.
북을 칠 때마다 장엄한 소리가 주변을 감싸 더욱 웅장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사찰 주변은 온통 거대한 바위산으로 그 사이에 푹 안겨있는 은수사의 모습은 마치 고대 사원의 모습을 보는 듯 신비롭다.
은수사의 또 하나 큰 법당으로 무량광전이 있는데, 이곳은 인간과 모든 생명의 한계 상황인 죽음을 물리치고 영원한 생명을 주는 아미타불을 모신 곳이다.
아미타불은 무한한 빛이요, 생명의 부처님으로 무량광불, 혹은 무량수불이라 불리기 때문에 아미타불을 모신 전각을 ‘무량수전’이라고도 한다.
은수사에서는 거대한 한 그루의 나무를 볼 수 있다. 이 나무는 천연기념물 제386호 청배실나무이다.
이 나무는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은수사를 찾아 기도를 하면서 그 증표로 씨앗을 묻어 자라난 나무라는 전설을 가지고 있다.
한국 재래종으로 매우 희소하며 학술적 가치와 보존 차원에서 대단히 중요한 천연기념물이라고 할 수 있다.
지형과 지세의 영향으로 산밑에서 산정을 향해 바람이 불어오면 거센 회오리 바람이 되는데, 이때 청배실나무의 단단한 잎을 흔드는 소리가 아주 신비롭다.
마이산은 조선 건국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으로,
이성계에 이어 태종 이방원이 마이산에 와서 산제를 올렸던 역사적 사실에 기인하여 마이산 아래에 있는 은수사 제단에서 엄숙한 산신제를 지내고 있다.
산신제에서는 태조 이성계가 신으로부터 조선 삼한을 다스리라는 계시와 함께 받았다는 금척을 주제로 한 금천무 공연이 펼쳐져,
이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은수사 뒤로 보이는 마이산은 세계 최대 타포니 지형으로 전북 진안의 대표적인 지질명소이기도 하다.
약 1억년 전 백악기 때 자갈과 모래, 진흙이 쌓여 만들어진 암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역암으로 구성된 봉우리이다.
마이산은 전체적으로 탑처럼 우뚝 솟은 모양이 특징이다.
암석의 특징상 부분적으로 비바람에 깎여 나간 수많은 구멍이 나있어 암석학적 학술가치도 매우 크다.
이것은 암석의 작은 홈에 물이 들어가서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며 구멍을 넓힌 것이라고 한다.
물이 은같이 맑아 붙여진 이름인 은수사 태극전에는 조선 태조가 왕이 되기 전 꿈에 금척을 받는 몽금척도와 금척의 복제품이 있고
용상 뒤에 일월오봉도가 그려져 있어 역사적으로도 다양한 자료가 되는 사찰이다.
또한 은수사 마당에서 마이산 암마이봉을 보며 타포니 지형의 형상을 관찰 할 수 있다.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이 드는 은수사는 동쪽의 빛나는 아침의 나라 조선을 건국하고자 했던 태조 이성계가 조선 건국을 계획하고 머물렀던 곳으로
마이산 입구에는 왕이 머물고 간 자리라는 뜻으로 암벽에 ‘주필대’라는 붉은 글씨가 새겨져 있다.
이 밖에도 마이산과 은수사 곳곳에 새로운 왕조를 세우고자 했던 태조 이성계의 의지가 담겨 있는 흔적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은수사는 대중교통으로 버스 이용 시 진안시외버스공용정류장 근처 진안터미널 정류장에서 진안-마이산 방면 버스 탑승 후 마이산 정류장에 하차하면 도보 18분 거리이다.
주차는 남부주차장과 북부주차장을 이용하면 되는데 남부주차장 탑사 쪽으로 가면 입장료를 내야 하고
북부주차장으로 가면 입장료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은수사만 구경할 계획이라면 북부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