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생각

[영도대교] 오후 2시, 다리가 올라가면 배가 지나간다 

영도대교는 부산의 남포동과 섬이었던 영도를 잇는 우리나라 최초의 연륙교로 개통 당시 다리이름은 부산대교였다. 

또한 남항과 북항을 오가는 배들이 지나갈 수 있도록 다리를 들어올렸다 내리는 도개교였던 영도대교는 

다리가 하늘로 치솟는 신기한 모습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영도다리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1966년 차량통행 증가로 인해 다리를 들어 올리는 도개 기능이 상실되었다가 

지난 2013년 다시 도개 기능이 부활되면서 영도의 랜드마크이자 부산의 이색 명소로 자리잡았다. 

영도대교는 2003년 안전진단검사에서 위험등급을 받아 철거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영도대교는 항구도시를 대표하는 부산 근현대사의 상징적 건축물로 평가 받으며 

부산시 기념물 제56호로 지정되어 확장복원공사에 들어갔다. 

다리가 노후화됨에 따라 부산대교를 새로 설치하면서 영도대교로 이름이 바뀌었다. 

다리의 정식명칭은 영도대교지만 부산사람들에게는 영도다리라는 이름이 더 친숙하다. 

부산사람이라면 어릴 적 우스갯소리로 ‘영도다리에서 주워왔다거나, 영도다리 밑에 있는 호떡집 아들이다’라는 말장난을 듣고 자랐다. 

한국전쟁 당시 영도에 피란민들이 상당수 몰리면서 고아가 되거나 다리 밑에 버려지는 일이 많아서 생겨난 이야기이다. 

영도대교는 한국전쟁 당시 헤어진 가족들과 만나기로 약속한 만남의 장소로도 알려져 있다. 

가족의 생사를 알기 위해 답답한 심정을 다리 밑 점바치들에게 물어보던 피란민들의 애환과 망향의 슬픔을 그대로 간직한 부산 근대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영도대교 주변에는 피란민들의 애환을 달래주었던 대중가요 <굳세어라 금순아>의 시대적인 배경을 담은 현인 노래비가 있다. 

노래를 듣고 있으면 그 시절의 아픔이 그대로 녹아 들어 마음이 애잔해진다. 

매일 오후 2시 정각이면 영도대교 상판을 들어올리는 도개식이 15분간 진행된다. 

행사가 시작되면 차량 통제를 알리는 싸이렌이 울리고, 도개 시간이 다가오면 하늘로 치솟는 다리를 구경하기 위해 사람들의 발걸음이 바빠진다. 

조금씩 조금씩 다리가 서서히 올라가는 모습은 영도대교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풍경이다. 

55도의 각도로 다리가 들어올려지는 도개가 끝이 나면 돛의 높이가 높아 다리를 통과하지 못했던 배들이 올라간 다리 사이로 유유히 지나간다. 

도개로 분리가 된 다리 앞에는 하늘로 치솟은 다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여기저기서 포즈를 취하는 사람들이 몰려드는데, 그 모습 또한 재미있다. 

영도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그리고 산업화를 거치면서 많은 근현대사의 유적들이 그 시절의 삶의 애환과 향수를 대변하고 있다. 

역사적 전통과 가치를 녹여낸 한국의 근대문화역사를 체험하는 영도다리축제는 해마다 다양한 이야기를 소재로 추억과 낭만을 가져다 주고 있다. 

9월에서 10월 사이에 펼쳐지는 영도다리축제는 국내 유일한 다리 축제로 시민 퍼레이드를 비롯해 영도다리 가요제, 금순이 선발 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한국전쟁 당시 영도다리 아래서 가족의 생사를 묻고 다니던 피란민들의 가슴 아픈 사연이 서려있는 영도다리는 

잃어버린 가족과 일거리를 찾아 하루에도 수십 번씩 왕래를 반복했던 눈물의 다리이기도 했다. 

전쟁통에 헤어진 사람들이 반드시 만나자고 눈물로 약속한 장소였던 영도다리는 

헤어진 가족들의 생사를 묻는 피란민들의 애타는 그리움이 이곳에 수많은 점집을 번창시켰고, 

어느덧 120여개의 점바치 골목이 형성되기도 했다. 

60~70년대에는 답답한 일이 있으면 영도 점바치골목에서 물어볼 정도로 아픈 역사를 가진 곳이다. 

현재 영도대교 근처에 점바치 체험관을 설치해 놓아 영도대교에서 특별한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사람들의 포토존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영도대교는 대중교통으로도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다. 

지하철을 이용하면 1호선 남포역 6번 출구로 올라오면 바로 영도대교 앞이다. 

버스를 이용하더라도 영도대교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대교 앞으로 바로 갈 수 있다. 

주차는 유라리광장 옆 다리 밑에 있는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