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생각

[동국사] 한국 속 일본, 군산에서 만나는 국내 유일한 일본식 사찰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다 보면 역사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사찰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전북 군산에 위치한 동국사는 국내 남아 있는 유일한 일본식 사찰이다. 

우리나라 전통 사찰과는 사뭇 다른 모습의 건축양식으로 일본식 사찰 모습을 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일제강점기에 지어졌기 때문이다. 

경내에 들어서면 여기가 한국인지 일본인지 모를 만큼 강렬한 인상을 주는 대웅전의 이국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군산시 금광동에 위치하고 있는 동국사는 일본인 우치다 승려에 의해 1913년 '금강사'라는 이름으로 지어진 사찰이다. 

군산에 거주했던 일본 신자들을 위한 사찰이었던 이곳은 일제강점기 36년 동안 일본 승려들에 의해 운영되어 오다가, 

1945년 광복 이후 남곡 스님이 인수해 ‘해동 대한민국 절’ 이라는 의미를 담아 현재의 ‘동국사’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동국사는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일본식 사찰이다 보니 사찰들의 건축 양식이 우리나라 전통 사찰에서 보는 것과는 사뭇 다른 외형을 가지고 있다. 

경내에 들어가면 대웅전을 중심으로 종각과 천불전, 요사채, 향적원 등을 볼 수 있으며 석조33관세음보살상과 

석조12지본존상, 소조석가여래삼존상과 복장유물, 쌍림열반도, 금오계첩 등의 다양한 문화재를 만날 수 있다.

동국사 경내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 잡는 건, 전형적인 일본 사찰의 전통 양식을 가지고 있는 대웅전이다. 

2003년 국가지정 등록 문화재 제64호로 지정된 대웅전은 팔작지붕 형식으로 검게 펼쳐진 홑처마가 강렬한 인상을 준다. 

또 대웅전 안에는 보물 제1718호로 지정되어 있는 소조석가여래삼존상을 만나볼 수 있다.

 또 우리나라 사찰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건축 양식을 엿볼 수 있는 곳이 요사채다.

 요사채는 승려들이 거처하는 곳으로 복도로 이어져 있다. 

이 구조 또한 일본식 구조로 내부의 모습은 약간 변형되어 있지만, 전체적인 모습은 예전 그 모습 그대로 유지되어 보존되고 있다.

동국사는 목재는 물론 기와 한 장도 모두 일본산으로 지어진 사찰이다. 

대웅전 외에도 일본 전통양식을 엿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종각이다. 

종각에는 1919년 일본 교토에서 만들어서 가져왔다는 동종이 매달려 있다. 

동종 몸통에 음각된 축원문은 일왕을 칭송하는 내용이어서 아픈 식민지 역사를 되새기게 한다. 

예전 이 범종의 쓰임 중 하나는 군산 시민들에게 시각을 알려주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종각 옆에는 평화의 소녀상이 놓여 있다. 

동국사 평화의 소녀상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군산 시민들이 성금을 모아 세워졌다. 소녀상이 세워진 사찰은 이곳 동국사가 유일하다. 

또 평화의 소녀상 뒤에는 일본 조동종 스님들이 제국주의 첨병역할을 참회하고 용서를 구하는 내용의 참회와 사과의 글이 담긴 참사문비가 세워져 있다. 

이 참사문비는 2012년 9월 이치노혜 스님 주도로 건립되었는데, 비용도 일본 불교계에서 부담한 것으로 전해진다.

 동국사를 찾게 된다면, 사찰의 모습뿐만 아니라 평화의 소녀상과 참사문비를 살펴보며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아픔 또한 생각해 볼 수 있다.

동국사에서 볼만한 곳 중의 하나가 바로 천불전이다. 

천불전 안에는 국보83호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을 3D로 재현하여 똑같은 모양으로 만들어 놓았다. 

또한 천불전 안에 있는 천불은 불국사 석굴암에 있는 부처님의 모습을 16분의 1로 축소하여 제작해 놓은 것이다. 

천불전의 천불과 마주하게 되면 부처님의 자비 한 가운데 있는 것처럼 마음이 편안해진다.

또한 최근에 지어져 일본식 양식의 건물이 아닌 한옥 양식으로 지어진 항적원도 동국사 한편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절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생활공간으로 현재 식당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2015년에 전통 한옥 양식으로 지어져 일본식 건축 양식의 사찰에 한옥을 조화시켰다.

 향적원 외에도 동국사 안에는 다온이라는 찻집이 자리하고 있어 간단한 음료도 마실 수 있고 불교용품 구입도 가능하다.

동국사는 단청이 없는 대웅전과 높다랗게 매달린 동종도 특이하지만, 

찬찬히 이곳저곳 살펴보면 독특한 석불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주목할 만한 석불은 종각을 에워싸고 있는 관음석불군으로 

석조33관세음보살상과 석조12지본존상이 눈길을 끈다. 주술과 밀교적 성격이 강한 일본의 자안관음 신앙을 엿볼 수 있는 이 석불군은 

근기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 중생을 교화한다는 관음석불군으로 1922년에 조성된 것으로 전한다.

 불상을 자세히 보면 각기 다른 모습의 불상에 새겨져 있는데 대체적으로 보전이 잘 되어 있어 하나하나 들여다 보는 재미가 있다. 

경내 곳곳에 역사의 아픈 기억을 간직하고 있을 법한 아름드리 나무들이 담담하게 서 있는 동국사는 국내 유일하게 남아 있는 일본식 사찰이다. 

또한 과거 일본 불교를 전파하기 위해 지어진 아픈 역사의 흔적이면서 우리나라 개화기와 근현대사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한편 군산에는 동국사 외에도 신흥동 일본식 가옥, 여미랑 등 근현대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곳이 많이 있다.

 시간을 거슬러 근대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근대 거리 투어가 코스별로 잘 짜여 있어 짧은 시간 동안 어렵지 않게 우리나라 근대역사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군산에 가면 동국사를 포함해 코스별로 군산에 남아있는 다양한 근대역사 장소를 둘러볼 수 있으며, 

모두 가까운 곳에 모여 있어 전체적으로 여행코스 잡기에도 아주 편하다.

군산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근대역사를 알아보는 시간이다.

그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를 구경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동국사는 시내에 위치하고 있어 대중교통으로도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일반버스 3, 4, 11, 12, 13번을 타고

 명산사거리.동국사(2603000) 정류장에 하차하면 걸어서 2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주차는 동국사 앞에 있는 유료 민영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주차 요금은 기본 30분에 1,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