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생각

강화도에는 신기하게도 한옥성당이 두 곳이나 있다. 

그 중 한곳이 대한성공회강화읍성당으로 우리나라 기독교 역사는 물론 초기 교회 건축을 보여주는 건물로 가장 오래되고 가장 아름다운 성당 중 하나로 꼽힌다. 

그리고 또 한 곳 강화도에는 그에 못지 않게 아름다운 성당이 있는데, 바로 강화군 길상면 온수리에 위치한 대한성공회온수리성당이다. 

대한성공회온수리성당은 1906년 영국인 주교 조마가 신부에 의해 지어진 한옥성당이다. 

한국인의 삶과 함께 하려는 성공회의 선교의지를 그대로 반영한 건물로써 성당 주보 성인이 성안드레아라서 성 안드레아성당이라고도 한다. 

또한 건물 위의 십자가만 아니라면 사찰이나 사당이라 해도 위화감이 없을 만한 한옥의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다.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에 소속되어 있는 대한성공회온수리성당은 우리 전통건축과 서양식 교회 건축양식의 결합이라는 독특한 건물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종교사적으로도 건축사적을도 가치를 인정받아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제52호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수호성인의 이름인 성안드레성당으로도 불리는 대한성공회온수리성당은 2층짜리 문루와 정면 9칸 측면 3칸의 예배당으로 이루어져 있다. 

예배당 지붕에는 팔작지붕을 얹었고, 용마루 양끝에는 연꽃 모양으로 된 곡선미를 살린 돌십자가가 달려 있어 이곳이 교회임을 알려주고 있다.

한국의 전통적인 건축기법을 활용하여 종교적인 성당건축 방법과 공간 구성을 확립한 동서 절충식 강당형 목조건물로 조선시대 성곽의 망루 같은 분위기를 담고 있다. 

실제로 솟을 지붕 아래 종을 매달고 사방으로 벽을 터서 종 소리가 퍼져 나가게 꾸며져 있다.

현재 미사는 바로 옆에 새로 지은 성당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걸을 때마다 삐걱거리는 마루소리가 정겨운 예배당 내부는 예전 모습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다. 

예배당 안은 양 옆의 창을 통해 자연채광이 되도록 하였으며, 정면에는 예배단이 가운데 통로를 두고 양쪽으로 예배석이 배치되어 있다.

성당 내부에는 예전에 사용하던 풍금이 성당의 나이를 말해주듯 자리하고 있다. 

또한 그 때 입었던 사제복과 제기들도 잘 보존되어 있다. 

성도들이 성미를 모았던 항아리와 처음에 영국에서 가져온 난로도 그대로 있어 성당의 오랜 역사를 말해준다. 

천천히 둘러보면 시간 가는지 모를 만큼 구경하는 재미 또한 쏠쏠한 대한성공회온수리성당이다.

예배당 바깥 성당 남쪽에는 문루가 위치해 있으며 건너편에는 한옥으로 된 사제관이 있고 성당과 사제관 사이 마당 한쪽에는 조광원 노아 신부 독립운동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1897년 10월 21일 강화에서 출생한 조광원 노아 신부는 1923년 한국을 떠나, 1931년 하와이에서 사제 서품을 받은 뒤 

박용만 선생의 조선독립단에 참여하여 일본인 첩자 색출과 독립자금 모금운동을 펼쳤다. 

광복 후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하여 1999년 훈장을 추서하고 그 공훈을 기리고 있다.

비록 서양에서 들어왔으나 이 땅에 사람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함께 행동하기를 바라고 소망했던 선교의지가 고스란히 담긴 대한성공회온수리성당을 둘러보다 보면 깊은 감동이 전해진다. 

꼭 성공회 교인이나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한옥성당을 살펴보고 고즈넉한 성당 경내를 걸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강화도 여행을 만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