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현전적지] 들판을 뒤흔든 민초들의 핏빛 함성
전북 정읍은 오감으로 자연을 만끽하는 곳이다.
정읍 여행하면 내장산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내장산의 가을 풍경은 많은 볼거리를 제공해주는 정읍의 대표 여행지로 손꼽힌다.
내장산까지 등산이 어렵다면 케이블카를 이용해 전망대에 오르는 것도 좋고, 주변에 있는 내장산수목원, 내장산조각공원 등을 가볍게 산책하는 것도 좋다.
또한 정읍을 찾았다면 옛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송참봉조선동네 전통가옥에서 한옥 체험을 할 수도 있고,
조선시대 99칸 전통 양반가옥에서 고택의 멋을 살펴볼 수 있는 김명관고택도 가볼 만한 곳이다.
그리고 또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동학동민혁명과 관련된 유적지인데, 동학농민혁명기념관과 농민군이 관군과의 치열한 접전 끝에 최초로 승리한 황토현전적지가 있다.
정읍에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이 있는 이유는 농민군의 첫 승리지가 바로 이곳 황토현전적지이기 때문이다.
민초들의 핏빛 함성으로 기억되고 있는 동학농민혁명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뜻깊은 여행지라 할 수 있다.
정읍시 덕천면 하학리에는 동학농민혁명 당시 농민군이 관군과 처음으로 싸워 대승을 이룬 황토현전적지가 위치해 있다.
사적 제295호로 지정되어 있는 황토현전적지는 당시 태인과 고부를 연결하는 요지였다.
황토현전적지는 양 옆으로 소나무가 자리한 제세문을 열고 들어가면 기념비가 자리하고 있어 이곳이 황토현전적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동학농민혁명은 고부군에서 일어난 민란에서 비롯되었다.
전라도는 예로부터 물산이 풍부한 곡창지대로 국가재정도 이 지역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조선 전시대에 걸쳐 수탈의 대상이 되어 농민들은 항상 탐관오리의 횡포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러다 고부군수 조병갑의 지나친 횡포에 항거하는 광범한 농민층의 분노가 폭발하여 민란이 일어난 것이다.
역사적인 배경을 알고 이곳을 둘러본다면 사뭇 다른 분위를 느낄 수 있다.
황토현전적지는 해발 35미터의 낮은 구릉으로 계곡을 사이에 두고 두승산과 사시봉이 솟아있다.
농민군과 관군은 황토현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고, 무수한 사상자가 발생하는 치열한 접전 끝에 농민군이 최초로 승리를 이끈 역사적인 장소이다.
황토현전적지 안에 동학농민혁명을 이끈 전봉준 장군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 밭에 앉지 마라 녹두 꽃이 떨어지면 청포 장수 울고 간다’ 라는 전래 민요는 동학농민혁명을 주도했던 녹두장군 전봉준에 관한 것이다.
전봉준과 동학군은 막강한 일본군의 화력을 알고 있었지만 조선을 위해 ‘반외세’를 외치며 싸웠다.
질것이 뻔한 상황에서도 동학군은 애국심과 의리로 무장하고 조선을 위해 끝까지 전투에 임했다고 한다.
외세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농민 항쟁을 주도한 위대한 지도자이자 혁명가였던 그는 동상마저도 믿음직스러워 보인다.
전봉준 동상을 지나면 만날 수 있는 제민당에는 동학농민혁명 관련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동학농민혁명 당시 전투 상황을 재현 전시해 놓은 기념관으로 동학농민혁명의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제민당안에는 동학농민혁명 10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사진들과 동학도의 보은집회 내용을 탐지하여 수록한 취어와 거의록 등 다양한 서적들이 전시되어 있다.
고부들판을 흔들었던 농민들의 외침과 그날의 핏빛 함성이 무색할 만큼 현재의 황토현전적지는 구절초와 나무들이 무성하여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산책로를 따라 가볍게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고, 정자에 앉아 조용히 역사를 되짚어보는 사색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로도 안성맞춤이다.
제민당과 기념관, 사당인 목민사 등 기념관을 둘러본 후에 황토현마루에 있는 갑호동학혁명기념탑을 만날 수 있다.
당시 농민군이 관군을 맞아 황토현 서쪽에 있는 도교산에 진을 치자 관군은 황토현에서 대치하였다.
이광양을 비롯한 대부분의 장병이 전사하였는데, 농민군은 이를 계기로 1개월 만에 호남지방을 석권하였고 이 고갯마루에 갑오동학혁명기념탑이 세워졌다.
황토현전적지에 우뚝 세워진 갑호동학혁명기념탑에는 ‘제폭구민 보국안민’이라고 쓰여 있다.
강암 송성룡이 글씨를 쓰고 김상기가 전액을 썼다고 한다.
동학농민혁명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하였고 최초로 세운 탑이라고 하니 상당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과거 치열했던 흔적은 사라졌지만 이곳에 머물다 보면 들꽃으로 피어난 민초들의 함성이 들리는 듯하다.
황토현전적지는 대중교통으로 버스 이용 시 정읍시외버스터미널 근처 요식업새마을금고 정류장에서
124-2(35코스-5번-124-2)번 버스를 타고 황토현전적지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도보 10분 거리이다.
주차는 입구에 조성되어 있는 전용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